'사진'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7.01.20 본다는 것은...
  2. 2017.01.20 능선 너머
  3. 2017.01.20 남새들의 향연
  4. 2017.01.20 바람의 빛깔(Colors of the Wind), 단풍 여행의 정석
  5. 2017.01.19 어디쯤일까?
  6. 2017.01.19 산처럼
  7. 2017.01.19 강가에서
  8. 2017.01.19 오리무중
  9. 2017.01.18 오던 비 그치고...
  10. 2017.01.18 겨울, 길 떠나기 좋은 계절

본다는 것은...

2017. 1. 20. 15:55 from 길을 걷다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보이지 않는다고 가벼이 여기지 말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며,

안보인다고 없는 게 아니다.





<150612 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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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너머

2017. 1. 20. 15:27 from 산을 보다

Angeles National Forest @Red Box Area



그렇지, 우리는
느낌도 없는 실바람에 

흔들리기도 하지


아무렴, 우리는

옅은 안개에 

길을 잃기 하지

이제는 좀 맘 편히 

걸을만도 한데,
여전하지. 
 
그렇지, 나도.
여전하지.
그저 꿋꿋한 저 능선,
나무가 부러울 뿐이지.



<160514 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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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새들의 향연

2017. 1. 20. 10:20 from 길을 걷다

모처럼 비가 내렸다.

집 앞 텃밭에 심겨진 남새들 위에도 
골목 안 서 있는 자동차 위에도 
가을이 내려 앉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고추



벌래처럼 보이지? 난 깻잎이야...



나도, 나도...



그럼, 나는? 부출세, 부추.



나야말로 부추지.






<161017 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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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만 생각할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하지는 마세요.
나무와 바위, 작은 새들조차 

세상을 느낄 수 있어요. 
자기와 다른 모습이라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그대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요.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 해도,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죠.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눈이 필요한 거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포카혼타스 '바람의 빛깔'에서 발췌-



Silver Lake Loop in Eastern Sierra



을에 떠나는 길은 늘 설렘이 가득하다. 여름 내내 더위와 싸우느라 지치기도 했고, 때가 바뀌면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그 바람결에 뭍어오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미묘한 기운 탓이다. 사람들은 이 미묘한 기운을 '가을을 탄다'고 말하기도 하는 것 같다. 실은 나도 그런 쪽에 가깝다. 마음 한 쪽이 휑하기도 하고, 왠지 살아가는 느낌이 덜해지기도 하는 것이 덧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년 같으면 '가을'일랑 일상에 뭍어 버리고, 값싼 감상에 젖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그럴수록 가슴은 시리기만 했고... 그런데 이렇게 길을 나서고 보니, 너무 좋지 않은가! 이따금씩 시려오는 가슴은 떠난 길에서 얻은 즐겁고 유쾌한 느낌으로 달랠 수가 있으니 말이다.  






햇살 가득한 숲 길을 걸으며 빨강, 노랑으로 물든 나뭇잎과 그 사이를 비집고 파고드는 빛의 향연을 보노라면, 눈이 부셔서 눈물이 절로 난다. 이런 느낌이 좋다. 작은 냇가 그늘진 터에 놓인 소박한 의자에 앉아 따스한 가을을 맞으며, 바람결에 일렁이는 물결, 반짝이는 수면 위로 살짝 단풍잎 하나 떠 가는 그림 같은 풍경이 있다. 



North Lake in Bishop Creek


때로는 옅은 물안개로 둘러싸인 수초와 그 가운데 고즈넉히 서 있는 외로운 나무 한 그루, 사람들로 번잡하지 않아 더욱 좋은 외진 시골의 호숫가,  호수를 끼고 서 있는 사시나뭇잎이 노랑으로 물들어 바람결에 살랑이고, 수면에 비친 사시나무의 행렬이 장관을 이룰 때면 가슴이 벅차 오른다.  






작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 많은 생명들. 길을 떠나 떠도는 어느 곳에서도 마주하는 이 생명들의 어우러짐이 내가 살아가는 터가되고, 그들이 자라나는 대지가 된다.


Lake Sabrina in Aspendell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을 '우리'에 포함시키지 않고, 다스리거나 이용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즐길 거리 정도로 치부하고는 한다. 때로는 파괴하고 배제하고 소외 시키기도 하면서 같이 어울려 살아가야 할 '우리'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기야 사람들 끼리도 그저 다를 뿐인 데, 억압하고 차별하는 것이 여전한 것을 보면 이 정도의 기대 조차도 버겁다. 


좀 일찍 떠난 길이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달았다. 이제 좀 덜 시린 가슴으로 가을을 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떠날 길을 기대하며.   



<161001 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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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일까?

2017. 1. 19. 16:52 from 산에 오르다



Mt. Wilson in Southern California


어디쯤 일까?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잠시 쉴까? 
돌아갈까....? 
 
아직 갈 길이 먼데.



<160128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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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처럼

2017. 1. 19. 15:45 from 산에 오르다





습관처럼 찾아가도
늘 그 자리에 서서 
 
오만상을  쓰면서도
속으로는 아늑하다. 







Angeles National Forest Crest HWY



언제나 난 저 산처럼 

의연하게 버틸까?




<161027 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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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2017. 1. 19. 15:28 from 길을 떠나다


Merced River in Yosemite National Park



강가에 앉아 잠깐 조는 틈에 

문득 맑은 강물이 눈에 들어온다. 
높푸른 가을 하늘을 담아서 그런지 
유난히도 파랗게 보이는 수북한 이끼들,
그만큼 오랫동안 그곳을 지켜왔겠지.

그들 사이를 여유롭게 헤엄치는 피라미,
수면에 비친 한가한 수초,
파란 하늘을 시기하듯 떠가는 새하얀 구름,
수면 위를 살짝 스치는 한가한 바람. 

속세는 하릴없이 시끄러운데,

어쩌라고 이렇게 평화로운가?



<161027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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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2017. 1. 19. 15:07 from 길을 걷다


 
 


안개가 자욱한 날  

네를 한 바퀴 돌았다.
안개는 제 아무리 짙어 세상을 덮을지라도

해가 뜨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만다. 




그런데 오늘 안개는 심상찮다.

해가,

중천에 걸렸는데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렇다고 몇 날 며칠이야 갈까?
좀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들 아닌가!
기껏 해봐야 안개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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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던 비 그치고...

2017. 1. 18. 17:28 from 길을 걷다



요 며칠 겨울비가 세차게 내렸다.


생명은 참 신비하다.

그 메말랐던 땅이 촉촉해지니

파릇한 새싹들이 싱싱해졌다. 




그 잠깐 사이

민들레는

꽃을 피우고, 

내친 김에 홀씨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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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on National Park, Utah

여행을 다니다 보면 번잡한 관광지 보다는 한적하지만, 볼 것도 많고 배울 것도 있는 곳을 더 선호하게 된다. 물론 사람이 많아 서로 부딪히며 그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우고 느끼려는 사람들고 있겠고. 사람마다 다양한 성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또 다른 경우가 있기도 하다. 

자이온 국립공원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공교롭게도 두 번 다 겨울에 다녀왔다. 2016년 2월에 다녀오고 그 해 말일에 갔으니, 한 해의 시작과 끝을 자이온에서 보낸 셈이다. 뭐, 그럴만한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니고, 공교롭게 그리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로 여름과 가을에 집중해서 다녀온다. 그 만큼 볼 것이 많고, 할 것도 많고, 즐길 거리도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여름의 자이온은 트래킹과 캐년니어링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트레일이 개발되어 있다. 게다가 주변과 연계하여 짧은 트레일부터 장기간의 트레일까지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다. 또한 가을의 자이온은 또 어떤가! 눈부실 정도로 화려하게 물든 단풍이 보여주는 그 아찔할 정도의 풍경들은 실로 말로 표현 할 수 조차 없다.  

그 반면에 자이온의 겨울은 오묘하다. 해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그들이 보여주는 풍경은 신묘막측-달리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하다. 잎이 다 진 앙상한 단풍나무(사실은 사시나무)들이 햇빛을 받으면 그 가지들이 영롱하게 반짝거린다. 단풍 든 잎이 무성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햇빛이 나지 않은 날이라도 그들은 소슬하기도 하고, 한적해 보이기도 하고,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살포시 내린 눈 덮인 냇가, 산 봉우리에 걸친 운무, 귓볼이 살짝 시릴 정도로 부는 시원한 바람,  속세를 벗어나 별천지에 들어온 느낌이다.  

눈 때문에 높이 오르지는 못해도, 너무 시리도록 차가워 물길을 따라 걸을 수는 없어도, 얼어붙은 바위와 미끄러운 길을 따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지는 못해도, 갈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자이온 캐년 국립공원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은 자이온 만이 아니라, 자연이 다 그런 것 같다. 그곳에서 우리가 자연에 해꼬지를 하지 않으면, 그들은 언제나 우리를 반기고 자신을 살포시 드러낸다.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비록 눈이 없을 수도 있고, 구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겨울에 길을 떠날 만한 것은 여름과 가을의 떠들썩한 풍경이 잦아들고 이제 좀 조용히, 그리고 조금은 외로이 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161231 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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