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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7.01.18 오던 비 그치고...
  3. 2017.01.18 겨울, 길 떠나기 좋은 계절

오리무중

2017. 1. 19. 15:07 from 길을 걷다


 
 


안개가 자욱한 날  

네를 한 바퀴 돌았다.
안개는 제 아무리 짙어 세상을 덮을지라도

해가 뜨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만다. 




그런데 오늘 안개는 심상찮다.

해가,

중천에 걸렸는데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렇다고 몇 날 며칠이야 갈까?
좀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들 아닌가!
기껏 해봐야 안개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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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던 비 그치고...

2017. 1. 18. 17:28 from 길을 걷다



요 며칠 겨울비가 세차게 내렸다.


생명은 참 신비하다.

그 메말랐던 땅이 촉촉해지니

파릇한 새싹들이 싱싱해졌다. 




그 잠깐 사이

민들레는

꽃을 피우고, 

내친 김에 홀씨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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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on National Park, Utah

여행을 다니다 보면 번잡한 관광지 보다는 한적하지만, 볼 것도 많고 배울 것도 있는 곳을 더 선호하게 된다. 물론 사람이 많아 서로 부딪히며 그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우고 느끼려는 사람들고 있겠고. 사람마다 다양한 성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또 다른 경우가 있기도 하다. 

자이온 국립공원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공교롭게도 두 번 다 겨울에 다녀왔다. 2016년 2월에 다녀오고 그 해 말일에 갔으니, 한 해의 시작과 끝을 자이온에서 보낸 셈이다. 뭐, 그럴만한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니고, 공교롭게 그리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로 여름과 가을에 집중해서 다녀온다. 그 만큼 볼 것이 많고, 할 것도 많고, 즐길 거리도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여름의 자이온은 트래킹과 캐년니어링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트레일이 개발되어 있다. 게다가 주변과 연계하여 짧은 트레일부터 장기간의 트레일까지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다. 또한 가을의 자이온은 또 어떤가! 눈부실 정도로 화려하게 물든 단풍이 보여주는 그 아찔할 정도의 풍경들은 실로 말로 표현 할 수 조차 없다.  

그 반면에 자이온의 겨울은 오묘하다. 해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그들이 보여주는 풍경은 신묘막측-달리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하다. 잎이 다 진 앙상한 단풍나무(사실은 사시나무)들이 햇빛을 받으면 그 가지들이 영롱하게 반짝거린다. 단풍 든 잎이 무성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햇빛이 나지 않은 날이라도 그들은 소슬하기도 하고, 한적해 보이기도 하고,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살포시 내린 눈 덮인 냇가, 산 봉우리에 걸친 운무, 귓볼이 살짝 시릴 정도로 부는 시원한 바람,  속세를 벗어나 별천지에 들어온 느낌이다.  

눈 때문에 높이 오르지는 못해도, 너무 시리도록 차가워 물길을 따라 걸을 수는 없어도, 얼어붙은 바위와 미끄러운 길을 따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지는 못해도, 갈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자이온 캐년 국립공원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은 자이온 만이 아니라, 자연이 다 그런 것 같다. 그곳에서 우리가 자연에 해꼬지를 하지 않으면, 그들은 언제나 우리를 반기고 자신을 살포시 드러낸다.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비록 눈이 없을 수도 있고, 구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겨울에 길을 떠날 만한 것은 여름과 가을의 떠들썩한 풍경이 잦아들고 이제 좀 조용히, 그리고 조금은 외로이 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161231 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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